진보신당은 요즘 한창 논쟁중이다.

부산시당도 마찬가지고, 중앙당도 마찬가지며, 지식인 사회도 그렇다.

부산 시당 게시판에 등장하는 글들을 보면서, 그리고 앞으로 있을 난맥상을 보면서,

지금 현재의 혼란에 대한 몇자 적어 본다.

 

1. 강령은 있되 노선은 없다.

 

한 때 강령 토론회로 당이 재미 있던 시절이 있었다.

김상봉 교수가 초안한 총론은 자유의지적 해방주의(최대강령)의 철학적 원리가 잘 집약되어 있었고,

장석준이 초안을 내 놓은 최소강령은 우리들로 하여금 희망을 갖게 했다.  그런데 그것 뿐이었다.

 

당원들 사이에 당 강령을 체계적으로 학습하는 모임이 없었고,

더군다나 최대강령과 최소강령을 매개하는 전략적 이행강령과

이를 학습할 수 있는 제도적 토대가 없었다.

고작 학습이라고 하면, 유명인들을 불러 강연들으면서 뒷풀이 하는게 다였다.

학습을 한다는 것은 스스로 읽고, 토론하고, 쟁점을 인식하는 것 아닌가?

 

그러다 보니 당원들은 당에 대해 각자 가지고 싶은 대로 자기 상을 갖게 되었으며,

통일된 상과 전략을 스스로 체화할 수 없었다.

 

여기서 당 지도부를 다시 한번 힐책하지 않을 수 없다.

당에 대한 전략적 지침을 수립하고, 정세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공유하고, 당원과 소통해야 했다.

그러나 현재의 당의 역량은 이런 것을 할 수 있는 틀이 전혀 되어 있지 않다.

우리는 당의 상황을 레디앙을 통해 알게 된다는 것만으로도 그 난맥상을 잘 파악할 수 있다.

당이라면 당연히 현 정세에 대한 판단, 전략적 지침, 행동통일에 대한 요구를 토론을 통해 조직해 내야 한다.

아시다 시피 그렇지 못했다.

 

2. 당원 중심의 당이라는 환상

 

우리는 민주주의를 "다수의 의지/다수의 지배"라고 알고 있다.

다수의 국민이 원하는 것, 다수의 당원이 원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핵심이고,

이런 다수의 의지를 받드는 것이 윤리적 선인 것처럼 알고 있다.

진보신당의 많은 당원들이, 민주주의를 이렇게 이해한다.

  

그러다 보니 최악의 난맥상이 나타난다. 그것이 바로 "평당원 중심의 당운영"이라는 논리다. 

다수의 당원들이 원하는 대로 당의 경로가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도보의 전략적 지침에 대해서도 평당원의 이름으로 저항하고,

당의 노선에 대해서도 평당원의 이름으로 발의한다.

 

그러나 당의 이념과 강령에 대한 숙지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지는 '평당원주의'는

당의 '관료주의'만큼이나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이다.

다수의 이름으로든지 평당원의 이름으로든지 당의 이념과 전략적 목표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주장이 마구 난무하는 상태(중앙 당게 딱 이 꼬라지다)는 당의 혼란만 야기할 뿐 아무런 실천적 동력이 안된다.

 

이러다 보니, 더 우스꽝스러운 것은, 툭하면 탈당하느니,

툭하면 민주주의의 파괴니 하는 말을 자주 듣는다.

자신의 의사와 다르면 탈당한거나 자기 의사와 다르게 사업이 진행되면 관료주의라는 말을 뒤섞는다.

 

더 나아가 활동가들이나 지도자들 중에서도,

평당원주의나 다수 당원의 의지로 자기 견해를 포장하는 이들이 있다.

예컨대 "촛불때 다수의 당원들이 입당했다. 이들은 민주노동당도 싫고,

노빠도 싫어서 들어왔지만, 대충 진보신당이 복지를 지지하는 당이라서 입당했다.

우리는 그들의 목소리에도 주의를 기우려야 한다."는 주장을 요즘 자주 접한다.

 

당원의 목소리에 기를  귀우려야 한다는 주장을 비판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당의 이념과 목표를 "새로 들어온 당원의 요구"에 맞춰 수정해야 한다는 소리는

내가 알고 있는 정당의 역사에서는 거의 처음 접하는 황당한 주장이다.

"당이 이념과 목표를 갖고 당원가입을 조직했는데,

들어온 당원들의 요구에 따라 당의 전략과 노선을 맞춘다." 세상에 이런 코믹스런 정당도 있나?

 

당의 이념과 목표, 전략적 방침 그 자체는 당원투표를 통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당이 존재할 때 그 이유를 명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새롭게 유입되는 당원들은 이 목표에 맞게 교육하고 학습하며,

이 과정을 통해 구당원과 신입 당원의 이질성을 극복해 가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중심 없는 다수주의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이해해야 한다.

 

3. 선거에서의 난맥상

 

선거에서의 난맥상은 진보신당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아시다시피 당은 선거와 관련된 전략적 지침을 확고하게 제시하지 못했다.

그 결과 어떤 상황이 벌여졌는지는 더 이상 이야기 하지 않겠다.

선거 전에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전략적, 전술적 지침과 관련된 토론회가 전혀 없었다.

부산 시당의 경우, 내부적인 토론회만 있었지, 당원 토론회는 없었다.

 

선거가 끝난 후는 더더욱 가관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노선투쟁이 진행되고 있다.

진보대연합으로 갈 것인가, 독자 노선으로 갈 것인가?

2012년 야권과 선거 연대를 할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인가를 두고 논쟁이 한창이다.

 

정치적 견해는 각자 개인들, 지식인들의 입장에서 제출되고 있을 따름이지,

책임있는 정파나 당 지도부 단위에서 어떤 지침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여러 의견들을 들어야 하지만, 전당적으로 토론할 지침이 나와야 한다.

당 지도부가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갖고, 당원들의 토론을 조직해야 한다.  

 

부산시당의 노선에 반대했던 당원들도 내부의 모임을 가져 공통된 안을 갖고 선거평가에 임해야 한다.

그리고 공동의 대안을 조직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시당 상근자 자리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책임있는 토론과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건설적인 대안도 나온다.

단지 시당의 선택을 비판하기만 하면 서로 감정만 상하고, 지도부는 사퇴하고, 일할 사람은 없는 최악이 된다.

 

 

 

4.   정파의 복원이 시급하다.

 

정파란 당 강령의 통일 속에 구체적인 전략적/전술적 지침의 상이함에

따라 당내에서 조직된 의견그룹이다.  

당내에는 현재 '전진' '사민주의연대(이름이 맞나)'와 같은 의견그룹이 존재한다.

 

그런데 우리당은 정파와 관련해서 또한번의 코믹스런 상황을 연출했다.

정파가 운동권들이 당권장악을 위해 만든 '권력지향적인 악의적 존재'이고,

평당원주의는 "선량하고 착한 당원들의 자발성에 의존하기 때문에"

정파의 폐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평다원주의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중적인 지지를 얻었던 것이다.

 

부산시당 내에서 '전진'그룹이 왕따된 것도 이런 상황과 알게 모르게 연결되어 있다.

(나는 여기서 부산지역 전진활동가들에 대한 판단은 일체 유보한다. 이것은 나에게 주제넘은 짓이다)

그것이 평당원주의 였든, 아니면 부산시당 당권파 주의였던,

아니면 개인들의 단순한 자발성이었든, 아니면 인맥주의였든, 당 내부의 활동은 개인들간의 상호작용이었지,

정파조직들 간의 활동은 확실히 아니었다.

 

이렇게 되다보니 당원들 간의 사적인 내부소통은 많았지만,

당의 실천과 관련된 전략적 토론은 여전히 부재한 상황이 되었다.

전략 노선을 제안하는 집단도 없고, 시당도 그와 같은 역할을 하지 않았으며, 중앙당도 마찬가지였다.

 

당은 이제 각 의견그룹 중심으로 재조직 되어야 한다.

의견그룹들은 중장기적인 단기적인 전략적, 전술적 지침을 당원들에게 제시하고,

자신들의 주장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토론의 기초가 형성된다.  

 

토론은 마구잡이로 되어서는 안된다. 기본적인 전략적 모델에 기초해서 진행되어야 한다.

그래야 의견이 조직된다. 또한 그래야 평당원들이 그냥 평당원이 아니라 자신들이 지지하는 입장으로 정리될 수 있다.

진보대연합으로 가든, 야권연대로 가든, 아니면 독자노선과 야권연대로부터 자유로운 좌파로 가든,

기본적인 방향이 제시되어야 한다. 이 부분은 결국 정파가 할 수밖에 없다.

 

더이상 정파에 반대하며 당권파를 내세우는 유치한 짓거리는 집어치워야 한다.

사회주의자는 사회주의자로 조직되고, 사민주의는 사민주의로 조직되고,

사회자유주의자(야권연대파)는 사회자유주의로 조직되어 당 내에서 경쟁해야 한다.

아무런 입장도 없는 것은 무엇이든 가능하기 때문에 위험하다.

이러다가 당이 진짜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는 곳으로 가면 당의 진보성은 끝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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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

다대포는항구다

2010.06.11 23:25:16

사회운동님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볼때는 김석준 위원장님의 사퇴에 대해서

정작 책임질 당사자들은 선거평가라는 것을 가지고 뭉뚱그려 넘어가려는 속셈이 보입니다.

 

노동조합도 어떤 협상이나  사안에 대해서 위원장이 사퇴하면

위-수-사 체계로 동반 사퇴하고 집행 상근체제도 총 사퇴하는 책임을 집니다.

듣자하니 김석준 위원장님 병신 만든 장본인이 선거평가 소위 꾸려서 한다는데 이게 말이 됩니까?

 

대안 마련은 비대위 체제로 가던가 아니면 대의원 대회까지 위원장 보필하고 같이 책임 지던가 해야지

정말 김석준 교수님이 왜 후보 선출되고 절망했는지 이해 될것 같습니다.

 

무능력한 인간들이 위-수-사 체계에서 참모랍시고 자리만 차지하고

당원들 주는 당비나 축내고 앉아 있었으니 이들이 과연 현장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 의문입니다. 

같이 사퇴하고 현장으로 가서 하나하나 다시 시작할때 이들의 진정성을 이해할 것 같습니다.

키보드 좌파, 키보드 간부 그건 20대 철모르는 백수들도 하는 짓 입니다.

 

현장과 괴리된 당무의 편의성

그것이 진보신당을 병들게 하고 비판적 지지로부터 헤어 나올수 없는 덫으로 만든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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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9]라니

2010.06.12 00:20:37

죄송합니다.

무능력한 1인중의 한명입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하고 있던 일 마무리 되면 평당원으로 돌아가서 현장에서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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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5]세모

2010.06.12 08:56:47

처장님!! 이러지 마세요

가긴 어디로 간답말입니까

 

 

[레벨:13]덕큰

2010.06.11 23:29:48

그런면에서 저는 소위 비판적 위치에 있는 분들이 

상근자 지원 뿐만 아니라 이번 기회에 당권을 맡아 볼 것을 적극 권합니다.

 

전진이 왕따였나요?  왕따가 성립할 만한 '존재감' 있는 존재였는지 궁금할 정도 입니다.

전진이라는게 존재여부도 궁금한 입장인데... 그들이 의견 그룹이었다니... 좀 놀랍군요.

 

[레벨:6]사회운동

2010.06.12 01:09:09

다대포는 항구다/라니/덕헌님

제 글은 누굴 비판하기 위해 쓴 것은 아닙니다.

특히 선거와 관련된 실무능력을 문제삼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주제넘께 이 부분에 대해서 한마디 하면,

저는 선거와 관련하여 부산시당위원장님이 정치적 책임을 진다고 했으니,

다른 시당 상근자는 그대로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부위원장도 그렇고, 라니님도 그렇고 십년 넘게 이바닥에서 산전수전 다 겪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몸에 체화되어 있는 지식, 그 암묵적 지식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두 분들의 개인 능력이기도 하지만 부산 시당의 공동자산이라고도 생각됩니다.

 

이 공동자산을 너무 가벼이 여겨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암묵지는 결코 하루 아침에 만들어 지거나 다른이에게 전수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많은 활동가들이 함께 생활하며 지속적인 상호과정을 통해 공유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당력이 약해서 그런지, 상근활동가들의 노하우가 체계적으로 확대재생산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

 욕먹는 것은 욕먹는 거고, 일은 일이니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길 바랍니다.

 

다만 시당의 입장에 반대되는 사람들도 시당의 상근구조 내부에서 대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앞에서 썼던 글에서 시당 활동가를 더 늘려야 하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당원들이 공동책임 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덕헌님의 반응처럼, "그래 니들이 함 해봐라"도 너무 감정적이고, 대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포스트김석준 체제가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파국적 이행이 아니라 관리되는 이행"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향후 집행부와 지도부가 알아서 하겠지만 고민해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레벨:2]조이

2010.06.12 09:10:56

 관리되는 이행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지금의 상황을 설명하고, 해결하는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요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과정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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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9]라니

2010.06.12 10:46:49

사회운동님의 글 때문이 아니라,

오랜 고민 끝에 나온 제 나름의 결론입니다. ^^;

이후 시당 체제에 대해서는 평가 과정에서 일정 답이 나올 듯합니다.

좋은 답이 나올 수 있도록 저도 머리를 맞대겠습니다.

적연

2010.06.12 09:51:05

상처를 최소화하는 건 중요합니다. 실무의 공백도 가능하면 없어야겠습니다.

그러나 토론 결과 문제의 촛점이 모아지는 곳은 혁신과 청산을 위한 노력이 있어야합니다.

어느 정도의 인적 혁신작업은 불가피합니다. 

이번 선거 책임뿐 아니라 아직 진하게 남아있는 자의적이고 무책임한 지도관습을 벗어버리기 위해서라도.

[레벨:13]덕큰

2010.06.12 11:59:33

늘 시당에 비협조적이었고, (비 협조가 잘못된 것은 아니죠. 맘에 안들면 협조 할 수 없는거죠)

선거과정에서 거의 동료에 대한 모욕까지 퍼부으며 분개하셨던 분들이 나서서 한 번 해보세요.

 

이 코딱지 만한 조직... 사실 뭐 별거 있나요? 이전 보다 더 못하기도 쉽지 않으니,

몇 몇 분들이 대오를 갖추고 용기를 내어... 나서서 함 해보세요.  새바람을 일으켜 봅시다. 

 

저는 부산 시당의 앞으로 2년 간이 새로운 정치 실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당신들의 불평이 그저 안티가 아니라 진지하고도 진정한 진보정치에 대한 열망이었다는 것을 입증해 보세요. 

 

무슨 큰 성과가 없으면 어떻습니까? 여러분들의 열정을 불태우는 것 만으로도 충분 할 수 있습니다.

일단 멱을 딴 분들이 나서서 죽이 되었던 밥이 되었던 요리를 마무리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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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5]백수광부

2010.06.12 23:40:55

 덜큰님의 지적을 나름 이해하지만...

이 댓글을 니가 해봐라 얼마나 잘하는지로 읽혀지니 제가 문제일까요? 아님 덜큰님의 글이 그런걸까요?

요즘엔 참 행간을 읽고 말한다는게 또다른 오해를 만드는 것같아 글쓰는 일 하나가 이리저리 불편합니다.

 

덜큰님의 글에서 읽은 '적대감'이 백수만의 착각이길 바랍니다.

[레벨:6]사회운동

2010.06.13 11:13:18

덕큰님은 '막대구부리기'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판적 세력이 제기했던  '비판'을 너무 심하다고 여겨서 그에 대해 '과도하게 반비판' 함으로써,

막대를 펴는 효과를 내려는 것이라 여깁니다.

 

그러니 백수광부님 그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시당의 선거전략에 대한 '비판적 입장'이

진짜 과한 것이었나 '정당한 수준의 과함이었나'는 각자의 판단의 몫이라 여깁니다.

저는 뭐 솔직히 분란이 좀 있어야 재미있는 정당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살아있다는 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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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3]민이아빠

2010.06.12 12:22:15

사회운동님의 지적은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을 비판하기 위한 글도 아닌 것 같고요.

한가지 동의가 되지 않는 것은...

정파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갖고 계신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말씀대로 될 수 있다면, 즉 입장에 따라 정파가 조직되고 정파별로 전략, 지침 등을 만들어서 경쟁할 수 있다면 그것도 당운영의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있는 전진도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고(양다슬님이 예전 전진이 아니라 했더군요)

과연 그런 이상적인 의견그룹을 조직할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의문스럽습니다.

요즘은 우리의 상황이 그렇기 때문에 '정파'보다는 '소통'을 강조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미리 완성도 높은 전략을 만들기는 힘들지만...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다 보면 차선의 대안들은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그나마 현재 우리 상황에서의 최선이 아닐까요?

물론, 소통을 강조한 것이 구당 시절의 비합리성에 대한 반성이었다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현재의 문제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추가. 써놓고 나니 예전에도 전 그런 입장이었던 것 같군요...

정파도 예전 8,90년대 정파와는 다를 것인데, 전 아직 그 차이를 잘 모르고(솔직히 알고 싶지도 않고) 정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틀은 바뀌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적연

2010.06.12 12:52:52

현재의 난맥상은 평당원들의 실천성없는 주장들 때문이 아닙니다. 이건 현상일 뿐, 본질은 민이아빠님의 지적처럼 구당시절의 비합리성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글고 평당원 중심주의란게 제대로 실현된 적이나 있었던가요. 이번 선거과정에도 보듯 평당원들이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기나 했던가요.고작 게시판에서 몇몇이 불만을 토로할 뿐입니다.

 

선거 방향 제시에  정파가 나서야한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못합니다. 구당시절 우린 정파의 폐해만 목격했을 뿐, 정파의 잇점을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현 상황은 정파적 견해의 부재가 아니라 소통의 문제가 핵심입니다. 하늘님이 "연대를 하건 야합을 하건 당원들에게 물어나 봤냐"고 지적을 했죠. 어디로 갈건가는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닙니다. 당원들과 열린 마당에서 토론하고 다수결로 정하면 됩니다. 어려운 정파논리 몰라도 됩니다. 무슨 무슨 주의 몰라도 됩니다.

 

새로운 당원들에 맞춰서 당의 방향을 조정하는건 당연합니다. 그들도 당원이니까요. 코믹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적이 없는 것 같아 걱정됩니다. 몇몇 문화적 장면에서 촛불스러운 모습이 연출되었다고 해서 촛불당원들이 당의 방향을 좌우한다고 생각하는건 착시입니다. 여전히 구운동권적 헤게모니가 당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촛불당원에 대한 이념적 우월감은 정당하지 않습니다. 정당한 절차를 거쳐 결정되는 것이라면 맘에 안들어도 따라야겠죠. 정 따를 수 없고 서로 함께 할 수 없다면 헤어지면 됩니다. 쿨하게. 민노당을 탈당했듯이. 촛불당원이건 운동권출신이건.

 

촛불당원들을 변호하는게 아니라 운동권 출신의 이념적 우월감을 경계하는겁니다. 그것이 일방적 헤게모니로 기능하는 것을 우려하는겁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상식적으로 만나서 해결합시다. 우리가 진보신당이란 것은 잊지말고.

사회운동

2010.06.13 10:56:36

적연님/민이 아빠님.

 

정파에 대해서는 그 피해를 많이 언급합니다. 저도 그 문제는 알고 있습니다.

정파 자신을 위해 당조직을 프락션의 대상, 작업의 대상으로만 생각한다는 점이지요.

과거 학생운동 시절의 정파들도 그렇고, 민주노동당 시절 NL/PD의 관계도 그랬지요.

 

정파의 부정적 실천은 일종의 세력관계 내에서 자신의 '지분 확대'를 위한 것입니다.

이 경우, 힘이 있는 분파는 '패권'으로 힘이 없는 분파는 '분파주의'로 나타납니다.

이 점은 정파의 고질적 모습인데, 그것은 정당이 '권력 장악'을 지향하기 때문입니다.

 

정당 자체가 '권력에의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부 정파는 "당 내에서의 권력에의 의지"가 표현되는 것입니다.

이는 당이 권력을 지향할 경우 언제든지 나타날 수 밖에 없고, 정파가 없어도 나타납니다.  

정파가 없을 때 '권력에의 의지'는 명망가와 인적 네트워크에 의해 추동되지요.

지금의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이런 모습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당이라는 현실적 조건 하에서, 인맥과 명망가의 중심의 권력 경쟁이 아니라

정파 자체의 권력경쟁으로 방향이 전환되는 것이 훨씬 더 건강한 모습이라고 여기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맥중심의 권력의지'는 비공식적 네트워크에 의해 지배되고  배타적이지만,

정파를 통한 경쟁은 노선과 이념, 실천의 경쟁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정파는 당내의 권력경쟁은 인맥주의보다 훨씬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물론 상대적 차이입니다.)

 

 

 

적연님에게/

 

적연님이 생각하는 '평당원중심주의'는 윗 글의 문맥으로만 판단할 경우,

일종의 다수결주의로 보입니다.

"새로운 당원들에 맞춰서 당의 방향을 조정한다"는 것은 당의 정체성이

당원들의 투표로 결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그런점에서, 현재 당은 "구운동권적 헤게모니"가 지배하고, 진정한 "평당원주의"는 없었다는 것이군요.

 

일단 저는 "당의 정체성이 다수결주의"에 의해 결정되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당의 정체성은 당의 이념과 정책에 토대를 두어야 하며,

당의 이념과 정책은, 이성적 토론과 논쟁에서 "옳은 것/ 정당한 것"에 기초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한국 사회에 대한 총체적 분석과 그에 필요하고 유효한 이행전략에 기초해야 합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 당원 대중과 지식인, 준지식인인 활동가와 대중의 '지적 차이'는 존재합니다.

우리가 지식인과 대중, 정치 엘리트(지도부/활동가)와 대중간의 지적 차이의 궁극적 극복을

목표로 삼아서 대중의 지성화를 꿈꾸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대중은 잠재적 지식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실에 존재하는 차이는 분명히 있습니다.

이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소통(communication)이라고 여깁니다.

여기서 소통은 이성적 대화와 토론을 통한 교감을 의미하는 것이지,

무지와 억측, 정념에 따른 '중구난방'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토론을 위한 공통의 분모, 논리적 체계, 현실적 근거가 필요한 것입니다.

이런 것에 기초한 학습, 대화, 상호교감이 대중의 지성화가 실현되는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소통의 과정은 지식인, 활동가의 일방적인 지배, 강요, 헤게모니는 아닙니다.

그것은 지식의 개념과 대중의 자발성이 상호작용하는 것이지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동지적 신뢰입니다.

활동가나 지식인에 대한 동지적 신뢰에서 '권위를 인정'하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지식인이나 선배활동가들의 가르침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식인 또한 대중으로 부터 배운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식인(활동가)는 대중으로부터 배우고, 대중은 활동가로부터 배우는 것이라 여깁니다.

대중의 창조성은 늘 지식인의 개념적 경계를 넘어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식인의 개념이나 활동가의 실천 경험에 대해 부정하며,

오로지 당원 대중의 '다수결주의'만 강조하는 것을 저는 '인민주의/파퓰리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당조직의 기본적 운영원리와는 다른 것이라고 여깁니다.

 

만약 적연님께서 진짜 "당원들의 자발성으로 당의 이념과 실천을 규정"하고자 한다면,

이 조직은 정당의 형식이 아니라 "대중들의 평의회나 노동조합과 같은 조직"이 더 어울립니다.

평의회, 민중회의, 노동조합과 같은 조직은 대중들 스스로 만들어서, '그들의 민주주의'가 진행되는 조직입니다.

대중의 진정한 자발성과 요구가 조직운영의 원리로 작용하는 조직들이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정치조직으로서 대중의 자발성과 평당원주의는 일종의 아나키즘의 정치조직입니다.

연구집단 '수유+너머'나 조정환씨가 주도하는 '네그리주의'가 전형적으로 이와 같은 모델을 실천하지요. 

그러나 이런 조직원리는 정당의 조직원리와는 구별되는 것입니다.

정당에서 아나키즘을 요구하는 것은 조직원리에 맞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구성원들의 자발적 조직, 평당원 중심의 조직이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장기적 전략에 있어서 이와 같은 '자발적 대중조직'이 상수이고, '정당'이 오히려 변수라고도 생각합니다.

다만 정당 내부에서 '자생조직 우월주의'를 주장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조피디

2010.06.13 16:07:36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겪고 있는 대중에게 극복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정파 간 경쟁이라면

그 긍정적 모델을 따르려고 하겠지요.  서로 안티 걸면서 소모적 논쟁 될까봐 그래서 알러지 생기는 사람 많지요. 

 

많은 사람들은 노회찬이 제시하는 정책을 실천 불가능한 유토피아라고 여겨,

심지어 "계급정치가 우리나라에서 가능한가?"라고 묻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노총이 김석준이란 실무능력이 있는 인물을 두고도 낙하산 인사 같은 민주당- 김정길을 지지하고,

5+4 야권연대에 동참하는 비상식적 행위나  '반MB란' 파퓰리즘에 휩쓸리기 딱 좋은 민주당의 전선에 놀아나고

다시 양당체제란 구습으로 역행하는 모습 보면서 진보신당이 주체적으로 이들과 다른 대안적 전략과 전술을

실천하기엔 힘이 부족했단 생각입니다. 단지 돈과 사람이 부족한 정당이라서가 아니라.

 

이번 사태를 보면서 정파와 장기적 교육도 필요하구나~싶습니다.

(정파 알러지와 교육 받는 거 딱 질색인 저 같은 사람도 느끼는 거지만.

정파 간의 경쟁구도에 머물지 않고 이를 끌어낼 정책이 가능한지는 실험적이라 유럽의 사례가 궁금하네요.

정태인 교수 잠깐 와서 강의하고 가는 거 말고,

장기적으로 수강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다면 그 시도는 얼마든 좋습니다만..

(쫌 겁나내요, 빡 터지고, 피터지게 토론할까봐)ㅎㅎ -..--'

 

이번 해운대팀 처럼 구의원, 시의원이 뭔 일 하는 사람인지,

쓰레기 봉투 값을 어떻게 내리는 건지, 도통 모르는 저 같은 이에게 실무팀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도

마련되길..

 

그리고 실무팀과 공부팀이 서로 반목하지 않고 윈-윈 할 수 있는 관계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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